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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만엔걸 스즈코, 도망치지 않을 용기

by 한사인 202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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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시련과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끝까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혹은 외면하거나 회피하는 사람이 있겠지요.

저는 그 중간 혹은 후자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면 쉽게 포기하는 성격입니다. 물론 마음은 불편하지만.

 

이 영화 주인공 스즈코는 본인에게 닥친 고난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회피하지만

결국에는 직접 마주하며 성장하고 해결해냅니다.

그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조금만 힘들어도 쉽게 포기하고 질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조금이라도 끈기 있게 마주하는 모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도망치지 않기로 결심했어."

영화 정보

러닝타임 : 121분

감독 : 타나다 유키

12세 관람가

장르 : 드라마

출연진 : 아오이 유우, 모리야마 미라이, 에구치 노리코, 히라이와 카미, 호리베 게이스케, 이시다 타로, 키무라 미도리코, 사이토 아유무, 사사키 스미에, 사사노 타카시, 시마다 큐사쿠, 시오카 모로, 타케자이 테루노스케 등 출연

 

전과 1범

21살 스즈코는 집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대학에 가지 않고 독립 후 아르바이트로 생활합니다.

집을 같이 얻어 독립하자던 친구는 갑자기 말을 바꿔 남자친구와 같이 셋이 동거를 제안하고,

이사 당일엔 연락도 없이 사라져 그 친구의 남자친구와 황당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어느 날 스즈코가 고양이를 구조해 잠깐 먹이를 사러 간 사이 그가 고양이를 갖다버려 고양이는 죽게 되었습니다.

스즈코는 화가나 그의 소지품을 모두 갖다 버립니다. 

거기엔 백만엔이 있던 가방이 있었다는 이유로 그녀는 전과자가 됩니다.

전과 1범이라는 이유로 동네에서는 모두 그녀를 보며 수군거리고 그녀의 동생은 그녀를 창피해합니다.

가족들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하루아침에 전과자가 된 그녀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동네로 떠납니다.

그렇게 그녀의 긴 여정이 시작됩니다.

백만엔이 모이면 떠나는 그녀

아직 어리고 어리숙한 그녀는 나름의 계획을 갖고 떠납니다.

너무 한곳에 오래 정착하면 자신의 치부인 전과자인 것을 들킬 확률이 커지고,

한 곳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지도 모르기에 어떤 곳이든 백만엔이 모이면 떠난다는 계획을 말이죠.

 

처음 정착한 곳은 바닷가 마을입니다. 여름철 멋진 바닷가에서 시원한 빙수를 파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으게 됩니다.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도 좋았고 가게 사람들과 친분도 생겼지만 백만엔이 모인 그녀는 자기의 규칙대로 마을을 떠납니다.

 

두번째는 복숭아가 특산물인 산골 마을에 정착합니다. 

그곳에서 복숭아 따는 일을 도우며 한 집에 머무르게 되는데

도시에서 온 스즈코를 본 마을 사람들은 그녀에게 복숭아 아가씨 대회에 출전해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유명해지면 전과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은 시간문제기 때문에 끈질기게 부탁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전과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도망치듯이 마을을 떠납니다.

 

세 번째 정착지는 도쿄 인근의 작은 도시입니다.

꽃집에서 일하게 된 그녀는 나카지마라는 남자친구를 사귀게 됩니다.

그는 그녀의 비밀을 알게되었지만 개의치 않고 그녀에게 똑같이 다정하게 대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지만 스즈코의 계획은 똑같았습니다.

백만엔이 모이면 스즈코가 떠난다는 걸 알고 나카지마는 그녀에게 돈을 꾸고 갚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그녀와 이별하기 싫어서 선택한 방법이었지만 스즈코는 이를 오해하고 이별을 고한 후 도시를 떠나게 됩니다.

 

영원한 도피는 없다

영화 마지막에 스즈코가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면 그녀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래 함께 있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은 안 하는 것이라고 늘 생각했어.

얌전하게, 적당히 웃다 보면 문제없이 지낼 수 있을 거라고 말이야.

어느 사이엔가 아무 말도 못 하는 관계가 되는 건 불행한 일이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기 마련인데

그 헤어짐이 두려워 누나는 무리했던 것 같아.

하지만, 만나기 위한 헤어짐임을 이제 깨달았어.

누나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도망쳤지만

이번에야말로 새로운 곳에서 

내 힘으로 떳떳하게 살아갈 생각이야.

 

그녀도 이대로 계속 도망치며 입을 다물고 사는 게 어떠한 해결책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예기치 않는 시련과 고난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는 순전히 자신의 몫이지만 모두가 현명하게 극복할 수는 없습니다.

계속해서 부딪혀 해결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회피하며 그것을 마주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겠지요.

 

스즈코가 선택한 것은 회피였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결국엔 그녀는 자신의 여정 속에서 스스로 해답을 찾아내었습니다.

 

스즈코는 전과자라는 상황에서 현실도피하듯이 떠나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연명했지만

보다 보니 우리네 20대의 모습과 아주 닮아있는 듯했습니다.

치솟는 물가와 높은 취업의 문턱,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그런 안타까운 모습들이 떠오른 건 왜였을까요?

이 영화는 스즈코의 성장영화임에도 스즈코는 스즈코 뿐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영화에 러닝타임이 꽤 긴편이라

보는 시각에 따라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다보니 저도 스즈코처럼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즈코가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스스로 깨닫고 해결한 모습은 저에게 꽤 울림을 주었습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거나 일본 특유의 잔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보시면

저와 같은 울림을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평점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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